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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가볼만한 곳/동구

회색빛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는 광주폴리1차

 

 

 

빛고을 광주는 오래전부터 예향의 도시로 불렸지만, 21세기 들어서는 예향에 하나 더 얹어 문화수도라 합니다. 그것이 다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는데요, 바로 9월 개관하는 아시아문화전당으로 인해 이제 광주는 대한민국의 문화수도를 넘어 아시아문화의 허브로 거듭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 문화수도 광주를 찬찬히 돌아보면 참 재미난 곳들이 많은데요, ‘역시 문화수도답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 건축물인지 작품인지 헷갈리는 작품들이 도심 한가운데 있어 많은 사람이 찾고 있는데요, 그 작품들을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광주 도심에는 오래된 읍성 터가 있는데요, 광주읍성이라고 합니다. 1879년 간행된 《광주읍지(光州邑誌)》에 따르면 광주읍성은 석성으로 축조되었으며, 둘레 8,253척, 높이 9척으로 성문은 동쪽 서원문(瑞元門), 서쪽 광리문(光利門), 남쪽 진남문(鎭南門), 북쪽 공북문(拱北門)등 네 곳이 있었다고 합니다. 서원문은 대의동 옛 광주문화방송 사거리, 광리문은 황금동 옛 미국공보관 쪽 사거리, 진남문은 광산동 옛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사거리, 공북문은 충장로 4가 충장파출소 사거리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 읍성이 일제강점기가 시작된 구한말 항일 의병 대토벌작전으로 철거되기 시작했고 그 자리에 신작로가 나면서 없어졌는데요, 1992년 옛 전남도청 주차장 공사를 하면서 읍성의 흔적들을 비로소 찾을 수 있었답니다.

지금은 광주시 문화재자료 제20호로 지정된 광주읍성은 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옥상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광주읍성은 아시아문화전당을 중심으로 구 시청 사거리-황금동 사거리-광주세무서-충장로 파출소-한미쇼핑 사거리-옛 문화방송을 거쳐 문화전당까지 사각형을 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그 읍성 터를 따라 2011년 건축물이자 예술작품이 11곳에 들어섰습니다. 이 작품들은 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일환인 광주 폴리프로젝트의 결과물인데요, 세계적인 유명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참여했으며, 2013년에는 2차 광주 폴리프로젝트로 모두 8곳(고정식 5곳, 이동식 3곳)에 멋진 작품들이 설치되었습니다.

 

 

(지도출처 : 광주폴리 홈페이지)

현재 광주 폴리 1차와 2차를 여행하며 해설해 주는 프로그램이 광주비엔날레 재단에서 운영 중인데요, 지난해 9월까지 총 35회 진행됐으며 640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하며, 재단의 투어프로그램을 보고 자발적으로 떠나는 것까지 포함하면 상당히 많은 관광객이 광주 폴리 여행을 즐긴 것으로 추정한다고 합니다.

 

이 여세를 몰아 광주 폴리 3차 프로젝트가 준비 중인데요, 광주광역시는 올해 총 25억 원을 들여 제3차 폴리 사업으로 5곳에 작품을 설치한다고 합니다. 광주 폴리 1차가 광주읍성을 한 바퀴 돌았다면, 광주 폴리 2차는 5·18민주화운동을 구현했으며, 광주 폴리 3차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해 도심재생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광주 폴리 1차 11개 작품과 광주 폴리 2차 8개 작품을 보러 떠나볼 예정인데요, 1차와 2차 두 편으로 나누어 포스팅합니다. 자! 그럼 출발에 앞서 광주 폴리란 무엇인지부터 설명해 보겠습니다. 자세한 것은 광주폴리홈페이지를 참고하시면 더 세세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광주폴리 홈페이지 : http://www.gwangjufolly.org/

‘폴리(Folly)’의 건축학적 의미는 건축물 본래의 기능을 잃고 장식적 역할을 하는 건축물을 뜻한다고 합니다만, 광주 폴리(Gwangju Folly)는 공간을 채우는 장식적인 역할 뿐 아니라, 일반인과 전문가에게 연구, 관찰, 볼거리를 제공해 방문자와 작품의 상호작용적 활동을 이끄는 기능적인 역할까지 고려한 도시재생에 기여할 수 있는 건축물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자! 그럼 출발해 볼까요?

 

 

광주폴리 1차 여행을 하기 위해 지산동 농장다리로 갔습니다.

차량은 푸른길 근처에 주차해 놓고 광주폴리 1차를 한 바퀴 돌아보겠습니다.

이곳은 옛 경전선 철도가 지나던 자리를 녹색의 쉼터와 산책로 조성한 푸른길이 있는 곳으로

농장다리는 오래전 인근 교도소의 죄수들이 농장에서 사역을 하기 위해 건너다닌 다리입니다.

기자도 중학교에 다닐 때 농장다리가 바라보이는 산수동 오거리에서 살았었는데 당시 푸른 옷을 입은 죄수들이 지금의 법원에서 산수동 오거리까지의 밭에서 사역하던 것을 자주 목격하곤 했죠.

그러나 지금은 농장다리가 오래되어 철거하고 새롭게 다리를 건설하면서 옆에 있던 작품을 임시 철거했습니다. 복원 중이지만 원래대로 복원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군요.

 

 

 

 

1-1. 푸른길 문화샘터(폴리 홈페이지 인용)

푸른길의 농장다리는 지난 60년대까지 인근에 있었던 광주교도소의 재소자들이 농장사역을 하기 위해 건너던 일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이 다리에서 철로 변에 형성된 동네로 내려가는 계단은 현재 주민들의 작은 집회장으로도 쓰이며, 다리 밑 공간도 거리의 전시기능을 수행하고 있어, 문화시설로서의 움직임이 이미 있어왔다. 이 기능을 구체화하여 푸른길의 작은 문화샘터를 만드는 게 이 폴리의 목표다. 재료는 관리하기가 용이한 내후성강판으로 폐선 된 철로를 연상하게 하는 기억의 장치가 된다. 농장다리와 푸른길을 연결하는 계단은 객석과 쉼터가 되고, 그 공간은 푸른길에서 발생할 수많은 활동을 위한 문화적 하부적 구조(cultural infrastructure)로써 기능할 것이다

작가 : 승효상

 

 

 

 

농장다리를 지나 시내 방향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지금은 폐교된 광주여고를 지나면 장동로터리가 나오는데 그것에 소통의 원두막이라는 작품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옛 광주읍성이 지나는 자리로 광주폴리 1차는 이렇게 옛 광주읍성터를 한 바퀴 빙 돌아갑니다.

 

 

 

 

1-2. 소통의 원두막(폴리 홈페이지 인용)

후안 헤레로스는 장동 사거리의 교통섬을 작지만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공원으로 변화시키는 폴리를 제안하였다. 소쇄원과 한옥의 굴뚝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어 자연과의 공존과 열린 공간에 중점을 둔 이 작품은 나무 윤곽이 가지는 패턴을 차용하였다. 나무 사이사이를 넘나드는 유기적 형태의 조형물이 아시아문화의전당 주변과 역동적인 장동 사거리에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낮에는 조형물로, 밤에는 사람들의 다양한 활동을 비추어 주는 조명 역할을 하며, 시민들의 소통을 위한 오두막이 될 것이다

작가 : 후안 헤레로스

 

 

 

장동로터리에서 광주 동구청 방향으로 조금 이동하면 광주대성학원이 나오는데, 그 정문 앞에 잠망경과 정자라는 작품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커다란 돛을 단 배처럼 보이죠.

잠망경을 들여다보면 근처 KT의 올레 상표가 보입니다.

 

 

 

 

 

1-3.잠망경과 정자(폴리 홈페이지 인용)

요시하루 츠카모토는 현대화가 진행되면서 광주읍성의 성벽이 헐리고, 높은 건물이 들어섬에 따라 광주시민의 시야가 점점 좁아지게 되는 상황에 주목했다. 그는 이런 시각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잠망경을 제시한다. 대성학원 앞이라는 대지의 특성상 학생이용자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여 제작된 이 폴리는 지상 25m에서 내려다보는 탁 트인 시야를 선물하여 시민들과 학업으로 지친 학생들의 하루에 활력소를 제공할 것이다

작가 : 요시하루 츠카모토

 

 

 

 

이제 아시아문화전당을 한 바퀴 빙 돌아 충장로 입구까지 옵니다.

그곳에는 광주 사랑방이라는 작품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마치 구령대처럼 보이기도 하는군요.

 

 

 

 

달리 보면 거대한 터미널의 버스승차장 처럼도 보입니다.

 

 

 

 

 

1-4.광주사랑방(폴리 홈페이지 인용)

프란시스코 사닌은 시민들이 구 시가지에서 아시아 문화의 전당을 바라볼 수 있으며 동시에 버스정류장의 기능도 할 수 있는 폴리를 계획하였다. 아시아문화전당 앞의 좁고 긴 땅을 활용하여 마련된 이 공간은 구 시가와 새로운 문화전당이 만나는 접점이다. 그렇게 이곳의 폴리는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시간의 경계 위에 서 있고, 작가는 그러한 특성을 살리는 공간을 만드는 데에 중점을 둔다. 간단한 계단이 있는 구조로 구성된 이 장소는 시민들의 쉼터이자 전망대로써, 그리고 다양한 공연과 문화이벤트가 유연하게 이루어지는 공공공간으로써 기능할 것이다.

작가 : 프란시스코 사닌

 

 

 

 

이제 구 시청 사거리로 갑니다.

이곳은 옛 시청이 있던 자리로 지금은 아시아음식문화의 거리로 지정된 곳이죠.

과거 기자의 형이 이곳에서 레코드샵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이 거리는 많은 옷가게가 있었지만, 지금은 카페, 주점, 식당들이 몰려 있어 대학가 못지 않게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 되었답니다.

 

 

 

 

 

상무지구에 있는 시청이 2004년 지어졌는데 그때부터 약 35여 년 전 계림동 경양방죽을 메우고 세운 광주시청이 원래 이 자리에 있었다고 합니다.

 

 

 

 

1-5.열린공간(폴리 홈페이지 인용)

이곳은 1973년 이전 광주의 구 시청이 있었던 곳으로 현재는 주요상업지구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도미니크 페로는 이 사거리에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활동을 이끌어 낼 열린 공간으로써의 폴리를 제안한다. 한국 고전 건축물의 나무기둥이나 누각, 처마에서 그 컨셉을 가져왔으며, 현대 상업지역과 그 거리 속 일상의 생기를 나타내기 위하여 포장마차의 구조를 활용하였다. 작가는 전통건축의 현대적 접근과 함께 그것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 폴리를 통해 제시한다.

작가 : 도미니크 페로

 

 

 

 

구시청 사거리에서 시내 방향으로 진행하면 황금동 사거리가 나오는데 7080세대에게는  콜박스라고 하면 쉽게 기억나는 곳이랍니다.

당시 이 거리는 유흥가 중에서도 甲인 유흥가였죠. 밤이면 홍등가로 변하던 황금동....

지금은 옷가게가 점령하고 있답니다.

 

 

 

 

 

 

1-6.기억의 현재화(폴리 홈페이지 인용)

조성룡은 강철과 코르텐스틸 판이 사용된 격자무늬의 콘크리트 언덕을 황금로에 설치해 광주의 잊혀진 기억을 회상하게 한다. 황금로는 도시 성벽의 흔적을 따라 옛 서문까지 이어지는 도로이다. 상징적인 대형 기념물들이 공식 역사를 나타낸다면, 이 폴리는 개인의 기억을 위한 것으로 거대한 기념비에 반대하는 성격을 지닌다. 작가는 이 폴리를 통해 광주시민들로 하여금 묻혀있던 추억을 회상하고 황금로의 잊혀진 역사를 기억하며, 거기에 또 다른 현재의 광주를 쌓을 수 있는 공간을 선사한다. 그리고 수평으로부터 돋움장치를 만들어 이곳을 지나는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속도를 늦춰 한 번쯤 광주 읍성의 역사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있다.

작가 : 조성룡

 

 

 

 

황금동 사거리에서 옛 런던약국 사거리를 지나 쭉 진행하면 광주세무서가 나옵니다.

그곳에는 열린 장벽이라는 작품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어디선가 웅장하고도 장엄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맨 처음에는 근처에 주차한 택시에서 흘러나오는 줄 알았답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네모난 상자 곳곳에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더군요. 클래식 음악은 그곳에서 흘러나왔습니다.

 

 

 

 

 

1-7.열린장벽(폴리 홈페이지 인용)

정세훈, 김세진은 광주 세무서 사거리에 도시의 현재적 삶을 담아내는 동시에 광주 읍성의 기억을 간직한 ‘열린 장벽’을 제안한다. 길 위의 수많은 조각들과 이로부터 4.5m 위에 떠있는 사물들은 과거 읍성의 일부였으나 현재 어딘가에 묻혀있거나 아직도 존재하고 있을 읍성의 재료인 돌을 암시한다. 바닥과 천장의 두 층위가 만들어내는 공간적 범위는 광주의 옛 읍성이 존재했던 영역과 일치하며 이는 광주 읍성 전체 중 일부분이기도 하다. 이로써 광주 읍성은 과거 내·외부를 엄격하게 구분하던 닫힌 장벽에서 벗어나 삶이 투영되고 현재의 시공간에 존재하는 열린 장벽으로 복원된다.

작가 : 정세훈, 김세진

도시와 소통하고 현재의 삶과 광주읍성의 성벽을 컨셉으로 제안한 작품이다. 주변의 흐름을 전혀 방해하지 않고 부착물 처리에 의해 떠 있는 건축적 기능을 수반한 조형물이다. 길 위 조각과 3m 위에 떠 있는 오브제는 옛 읍성의 일부였던 돌을 표상하고 있고 바닥과 천장의 두층의 공간적 범위는 읍성의 영역을 표시한다. 광주 읍성의 과거 닫힌 장벽에서 현재의 시공간에 존재하는 열린 장벽으로 복원하였다.

 

 

 

 

광주세무서에서 금남로 방향으로 조금 움직이면 충장로 파출소가 나옵니다.

충장로 3가와 4가가 횡단보도로 연결되었는데 3가 쪽 충파 앞에 돛단배처럼 생긴 사각의 철 구조물이 있습니다. 99칸이라는 작품입니다.

 

 

 

 

 

1-8.99칸(폴리 홈페이지 인용)

전통적으로 한국의 주택이나 건축물은 칸수로 소유주의 사회적 지위를 드러냈다. 1910년 조선왕조가 막을 내릴 때까지 왕가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99칸을 넘는 건물을 세우지 못하였다. 미국의 건축가 피터 아이젠만은 그러한 한옥의 공간과 그것에서 드러나는 사회 위계질서를 하나의 건축적 요소로 활용하고 재해석한다. 광주 읍성의 북문 터에 위치한 이 폴리는 과거 읍성의 북문이 그러하였듯이 상징적인 오브제가 되어 광주시민들에게 새로운 랜드마크로 기억될 것이다.

작가 : 피터 아이젠만

 

 

 

 

이제 충파에서 금남로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이곳은 지하상가가 있는 곳으로 충금지하상가라고도 합니다.

 

 

 

 

지하상가로 내려가는 입구 부분을 멋진 조형물로 잘 가려놨습니다.

금남 공원과 맞물린 이곳은 옛 한국은행 광주지점이 있던 자리죠. 한국은행 광주지점은 신도심인 상무지구로 이전해 갔습니다.

 

 

 

 

 

1-9.유동성 조절(폴리 홈페이지 인용)

금남로 공원의 북쪽 모서리에 위치한 이 폴리는 공원과 인도, 지하도 상가가 상호 유기적으로 공존하게 하는 개념을 도입하였다. 알레한드로 자에라 폴로는 금남로 사거리와 금남공원 사이에 존재하는 수직적, 수평적 장벽들을 해체시킴으로써 서로 다른 공간적 특성을 통합적으로 아우르는 구조를 제시한다. 유기적이고 통합적인 공간에 대한 그의 생각은 한편으로는 태극기의 태극문양을 연상시키는데, 광주의 역사와 기억이 요동치는 현장성과 이미지를 표현하였다고 설명한다.

작가 : 알레한드로 자에라 폴로

 

 

 

 

충금지하상가로 금남로를 횡단해 한미쇼핑 사거리로 이동합니다.

한미쇼핑은 오래전 있던 건물로 지금은 용도가 바뀌었지만, 광주사람들에게는 지금도 한미쇼핑 사거리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사거리의 중심건물은 한화생명빌딩인데요, 왜 한화생명 사거리로 부르지 못할까요? 대개 궁금합니다.

 

 

 

 

한화생명에서 바라본 작품입니다.

작품 뒤의 학교건물은 광주중앙초등학교 건물입니다.

기자는 광주에서 낳고 광주에서 자랐습니다. 바로 작품 뒤의 학교인 광주중앙초등학교를 나왔습니다.

 

 

 

 

 

 

1-10.광주사람들(폴리 홈페이지 인용)

'광주사람들'이 놓인 주변은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횡단보도, 건물들이 모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좁은 도로 폭에다 곳곳에 설치된 전신주, 하수관 연결부, 가로등, 그리고 기타 설비장치들 때문에 이 장소를 건축적으로 해석하기란 쉽지 않다. 반면 도로 가장자리에는 가로수들이 세심하게 줄지어 서서 거리에 방향성을 부여하고 있다. 건축가 나데르 테라니는 나무가 있는 지면과 하늘 사이의 자연공간을 파고드는 작품을 제안한다. 이 작품은 불규칙적으로 교차하는 강철봉이 기둥모양으로 세워졌으며, 이 강철봉은 공중에 떠 있는 수평구조물로 변모한다. 작가는 살아 움직이는 나뭇가지, 즉 광주사람들과 빛을 함께 공존시키면서 광주와 광주사람들을 설명하려 한다.

작가 : 나데르테라니

 

 

 

중앙초등학교를 지나 아주 오래전 폐허가 된 갑을장 여관을 지나 옛 광주문화방송까지 왔습니다. 이곳에는 서원문 제등이라는 작품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광주읍성은 이렇게 구도심을 한 바퀴 빙돌아 세워진 듯 합니다.

 

 

 

 

1-11. 서원문 제등(폴리 홈페이지 인용)

‘서원문 제등’은 서원문의 장소가 갖는 역사성과 제봉로 주변 상황을 함께 연결한 작품이다. 고전적 건축양식과 문이라는 상징적 형태를 병합한 이 폴리는 광주 읍성의 동쪽 문이었던 서원문을 상징함과 동시에 지역적 주변의 특성을 반영한다. 이 작품은 제봉로 학원거리 인도 앞에서 벌어지는 시민 상호간의 교류와 소통에 주목하고 있다. 이 건축물의 아래쪽에는 5.18 기념비가 위치하고 있으며, 계단을 올라가면 경찰학원 앞의 작은 광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경찰학원 앞의 휴식공간과 버스승강장처럼 사람들이 일시적으로 머무는 공간 속에 존재하는 이 폴리는 시민들이 일상을 공유하는 장소로서의 의미가 크다.

작가 : 플로리안 베이겔

 

 

 

광주 디자인비엔날레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되어 광주 도심 곳곳에 설치된 소형 건축물인 광주 폴리를 보려는 여행자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재단에서 운영하는 투어프로그램이 광주 폴리를 알리는 시작이었다면 올해부터는 투어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자발적으로 폴리를 찾아 나서는 사람들의 활동이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는 중간에 광주 폴리투어 안내소를 설치하고 작품들을 설명해 주는 해설가들을 상주시켜 광주 폴리를 찾아오는 관람객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은 재단에 투어를 신청해야 해설사가 동행하지만, 광주 폴리 여행지도와 해설서만 가지고도 충분히 여행을 즐길 수 있으므로 광주 폴리프로젝트가 미생을 넘어 광주를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으려면 자생하는 광주 폴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글,사진)포토뉴스코리아 simpro